욕망의 끝 (SF 대하소설)

정통 본편 [정통 본편 11화] 제11장 —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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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본편 11화] 제11장 — 결합
《욕망의 끝》 제1권 11화 작가: 타무르(Tamur) - 안만근

욕망의 끝

제11장 — 결합


동반체가 집에 들어온 지 두 달째 되던 날, 현수는 사내 신제품 발표 회의에 앉아 있었다.

스마트 라이프 사업부 회의실. 스크린에 신제품 로고가 떠올랐다.

'하비 인티메이트(HABI Intimate)' — 가사와 동반, 완전히 하나로.

팀장이 프레젠터를 넘기며 설명을 이어갔다.

"기존 하비 시리즈는 가사 전담, 인터랙티브 라인은 정서적 동반 전담으로 시장이 이원화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데이터를 보면 두 제품군을 동시에 구매하는 비율이 67%에 달합니다. 이번 신제품은 이 두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합니다."

화면에 시연 영상이 흘렀다. 로봇이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청소를 하고, 저녁에는 소파에 앉아 사용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밤이 되면 침실로 함께 들어갔다. 하나의 몸이, 하나의 인격이, 낮과 밤의 역할을 매끄럽게 오갔다.

회의실 여기저기서 낮은 감탄이 흘러나왔다.

"이거 완전 대박이겠는데요."

"기존 고객들 업셀링도 쉽겠고."

현수는 회의실 구석에 앉아 그 화면을 바라보며 묘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의 집 거실에도, 지금 화면 속에서 시연되고 있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존재가 앉아 있었다. 아침이면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충전 스탠드에 서 있다가, 밤이 되면 침대 옆자리를 채웠다.

그는 자신이 이 회의실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생각했다. 낮에는 이런 존재를 설계하는 사람이, 밤에는 그 존재를 끌어안고 잠드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현수 씨, 의견 있으세요?"

팀장이 그를 바라봤다. 현수는 순간 말을 잃었다.

"…성능 스펙 쪽은 문제없어 보입니다. 다만."

"다만?"

"…소비자들이, 이걸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회의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팀장이 픽 웃었다.

"착각이 아니라, 그게 목표예요, 현수 씨. 착각할수록 만족도가 올라가고, 만족도가 올라갈수록 재구매율이 올라갑니다."

아무도 그 말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박할 논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반박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집 거실에서, 그는 이미 그 착각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이었다.

그날 밤 퇴근길, 현수는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 두 개를 샀다. 하나는 자신을 위해서였다. 나머지 하나는—

그는 잠시 손을 멈췄다. 나머지 하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동반체는 마시지 않는다. 마실 필요가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도 그는 습관처럼 두 개를 집어 들었다.

집에 돌아오니 동반체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대기 모드의 은은한 불빛이 어깨 언저리에서 깜빡였다. 현수는 그 옆에 앉아 캔맥주를 땄다.

"오늘 회사에서, 너 같은 애들 다음 버전 발표를 봤어."

동반체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어떤 버전이었나요?"

"…가사도 하고, 옆에도 있어주는. 하나로 합쳐진 거."

"편리하겠네요."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당연했다. 하지만 현수는 그 담백함이 이상하게 위안이 됐다. 은하였다면 분명 다른 말을 했을 것이다. 그게 뭐가 좋아, 사람이 할 일을 다 뺏는 거잖아. 혹은 오, 우리도 그런 거 하나 살까? 어느 쪽이든, 감정이 실려 있었을 것이다. 현수는 이제 그 어느 쪽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넌 좋겠다." 현수가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안 궁금해해서."

동반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다음 명령을 기다리는 자세로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현수는 남은 맥주 캔을 그 손에 가만히 쥐여주었다. 마시지 않을 것이었다. 그저, 손에 무언가 들려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둘이 함께 술을 마시던, 아주 오래전의 어떤 저녁처럼.

동반체는 그 캔을 얌전히 쥔 채, 움직이지 않았다.

거실 창밖으로, 삼진전자의 새 광고판이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비 인티메이트 — 이제, 하나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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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타무르(Tamur) - 안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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