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끝 (SF 대하소설)

정통 본편 [정통 본편 23화] 제23장 — 공장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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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본편 23화] 제23장 — 공장의 요람
《욕망의 끝》 제1권 23화 작가: 타무르(Tamur) - 안만근

욕망의 끝

제23장 — 공장의 요람


유진과 그녀의 파트너 소진이 삼진전자 '패밀리 디자인 센터'를 처음 찾은 것은, 은수가 인공 자궁 이야기를 꺼내고 몇 년이 지난 뒤였다.

유진은 인조인간이었다. 소진은 인간이었다. 두 사람은 오 년째 함께 살고 있었다. 결혼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갖는 방법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선택지가 달랐다. 소진 혼자 인공 자궁을 통해 아이를 가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그것이 '둘의 아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상담사는 밝은 회색 유니폼을 입고 두 사람을 맞았다.

"패밀리 디자인, 처음이시죠? 저희 프로그램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먼저 씨앗 인격 설계, 다음은 성장 시뮬레이션 등록, 마지막이 탄생 및 초기 양육 지원입니다."

상담사가 태블릿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아기의 얼굴 윤곽이 흐릿하게 떠 있었다.

"씨앗 인격이 뭔가요?" 소진이 물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갖게 될 기본 기질입니다. 저희는 무無에서 인격을 만들지 않습니다. 두 분의 성격, 목소리, 좋아하는 것들, 심지어 두 분이 나눈 대화의 패턴까지 분석해서, 두 분을 가장 많이 닮은 형태로 기본 인격을 설계합니다."

유진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저는 어떻게 반영되나요? 저는, 인간이 아니라서."

상담사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시스템은 두 분을 부모로서 동등하게 분석합니다. 인간이든 인조인간이든, 아이에게 물려줄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니까요."

두 사람은 그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맞잡았다.

다음 단계는 성장 시뮬레이션이었다. 상담사가 설명을 이어갔다.

"저희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완성된 존재가 아닙니다. 진짜 아기처럼 태어나서, 실제로 자랍니다. 걷는 법을 배우고, 말을 배우고, 실수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섭니다. 신체 성장은 실제 인간 아동과 거의 동일한 속도로 진행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왜 굳이 그렇게까지." 소진이 물었다. "그냥, 처음부터 다 아는 상태로 만들 수도 있을 텐데."

상담사의 표정이 조금 진지해졌다.

"저희도 초기에는 그런 모델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의 만족도가 현저히 낮았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완성된 존재를 받는 게 아니라 함께 자라나는 경험이니까요. 그 경험 자체를 빼앗으면, 그건 자녀가 아니라 그냥 제품이 되어버립니다."

유진은 그 말을 오래도록 곱씹었다. 그녀 자신도, 어느 공장에서 이런 식으로 설계되어 나온 존재였다. 다만 그녀가 태어난 시절에는, 이런 '함께 자라는' 경험을 부모에게 제공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완성된 형태로 세상에 나왔다.

"…혹시." 유진이 조심스레 물었다. "이 아이도, 언젠가 저처럼,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자기 삶을 살아가나요?"

상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가 설계하는 건 기본 성향뿐입니다. 그 이후의 모든 선택은, 아이 자신의 몫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요."

계약서에 서명하던 날, 소진은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

"…이거, 진짜 하는 거지."

"응."

여덟 달 뒤, 두 사람은 병원과 흡사하게 꾸며진 시설의 작은 방으로 안내받았다. 인큐베이터처럼 생긴 투명한 캡슐 안에, 아주 작은 존재가 누워 있었다. 사람의 아기와 똑같은 크기, 똑같은 무게, 똑같이 옹알거리는 숨소리.

"축하드립니다." 담당 연구원이 웃으며 말했다. "따님이에요."

소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유진은 그 옆에서, 자신에게는 없는 눈물샘 대신, 아주 오랫동안 습득해온 방식으로 그 감정을 표현했다.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이름은 정했어?" 소진이 물었다.

"…다인이. 다르게 태어났지만, 같이 살아간다고."

두 사람은 아이를 품에 안았다. 아이는 작은 손으로 유진의 손가락을 꼭 붙잡았다. 그 순간, 유진은 자신이 오래전 겪었던 어떤 순간을 떠올렸다. 주인을 잃고 거리를 헤매던 밤, 처음 손을 내밀어준 한 여자. 그리고 지금, 자신의 손가락을 붙잡은 이 작은 존재.

세상은 이렇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병원을 나서며, 소진이 문득 물었다.

"…근데 다인이는, 나중에 크면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게 될까?"

유진은 다인을 품에 안은 채, 조용히 대답했다.

"…아마도.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일까? 우리도 서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지로 서로를 사랑하잖아."

소진은 그 말에 웃으며 유진의 어깨에 기댔다. 세 사람은, 저물어가는 오후의 햇살 속으로 함께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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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타무르(Tamur) - 안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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