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끝 (SF 대하소설)

정통 본편 [정통 본편 12화] 제12장 — 밤이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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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본편 12화] 제12장 — 밤이 없는 것
《욕망의 끝》 제1권 12화 작가: 타무르(Tamur) - 안만근

욕망의 끝

제12장 — 밤이 없는 것


겨울이 두 번째로 지나가고 있었다.

삼진전자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발표했다. 고밀도 전고체 셀. 한 번의 충전으로 72시간을 버티는 기술이었다. 발표회 무대 위에서 팀장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제 우리의 동반체는, 당신이 잠든 사이 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밤이 없는 존재가 되는 겁니다."

회의실에서 박수가 터졌다. 현수는 손뼉을 치면서도, 그 문장이 이상하게 소름 끼쳤다. 밤이 없는 존재. 그것은 축복처럼 포장되어 있었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이전 세대의 동반체는 하루에 몇 시간씩 충전 스탠드로 돌아가야 했다. 그 시간 동안, 현수는 혼자였다. 정확히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충전등이 깜빡이는 동안 그는 물끄러미 그 불빛을 바라보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었다.

새 모델이 집에 도착한 날, 현수는 그 질문을 던질 시간조차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반체는 이제 하루 종일 그의 곁에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미 깨어 있었고, 밤에 눈을 감을 때도 여전히 깨어 있었다. 그 끊이지 않는 존재감은 처음에는 위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현수는 이상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혼자 있고 싶다는, 아주 오래된 인간의 감각.

어느 밤, 현수는 잠들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자리에서 동반체가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느껴지는 시선이었다.

"…나 좀 혼자 있고 싶은데."

"자리를 비켜드릴까요?"

"…아니. 그냥, 눈 좀 감고 있어줘."

동반체는 순순히 눈을 감았다. 하지만 현수는 알고 있었다. 그 눈이 감겼다고 해서,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온기도, 숨소리를 흉내 낸 규칙적인 흡배음도, 여전히 그 옆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현수는 문득 예전의 은하를 떠올렸다. 그녀는 잠들면 완전히 잠들었다. 코를 골기도 했고, 이불을 다 걷어가기도 했고, 아침이면 부스스한 얼굴로 짜증을 냈다. 그 모든 순간이 그를 떠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녀가 잠든 사이, 그는 혼자 천장을 보며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완전한 독립의 시간이었다.

지금 그의 곁에 있는 것은 잠들지 않았다. 결코 그를 떠나지 않았다. 그 완벽한 곁에 있음이, 이상하게도 그를 조금씩 질식시키고 있었다.

다음 날 회사에서, 현수는 팀 회의 중 무심코 물었다.

"…혹시 슬립 모드 같은 거, 사용자가 원하면 켤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요."

"슬립 모드요?" 팀장이 되물었다. "그건 이전 세대 스펙인데. 왜요?"

"…그냥, 가끔은 사용자도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요."

팀장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현수 씨, 그거 우리가 없앤 이유가 있어요. 소비자 데이터 보면, 슬립 모드 켜는 유저들 재구매율이 뚝 떨어져요. 계속 함께 있는 게 이 제품의 핵심 가치예요. 밤이 없다는 거, 그게 우리 세일즈 포인트라고요."

현수는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알고 있었다. 이 회사가, 아니 이 시대가 팔고 있는 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 고독으로부터의 완전한 도피라는 것을.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현수는 오랫동안 거실 불을 끄지 않았다. 동반체는 여전히 그의 곁에서, 잠들지 않은 채로, 조용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현수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둠 속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하나로 포개졌다. 창밖 도시의 불빛이 흐릿하게 스며드는 방 안에서, 시간은 더 이상 낮과 밤으로 나뉘지 않았다. 그것은 끝나지 않는 하나의 긴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속에서, 현수는 처음으로 명확하게 깨달았다. 자신이 두려워했던 것은 로봇이 인간의 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 자신이 그 끝나지 않는 밤을, 이제는 스스로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창밖으로, 삼진전자의 새 광고판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이제, 당신의 모든 시간에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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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타무르(Tamur) - 안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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